Ahwon Story 
 
아원공방의 이야기
 
Six sisters / 아원공방의 여섯 자매

2019.3월

자연을 품은 금속공예 전문점 아원공방은

아직은 금속 공예가 낯설던 1983년,

인사동 골목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늘 꽃밭을 가꾸시며

채송화 길을 걷게해주시던 어머니( 홍옥순 여사)의 미감을 내림한

“꽃부자집, 딸부자집” 자매들과 가족들이

삼십여 년 넘는 세월 동안 함께한 패밀리 공방입니다.

 

세련되고 친근한 인테리어 소품들과

우아한 장신구들로 가득한 아원공방은

작품들의 멋스러움에 더하여

공방의 따뜻하고 선선한 분위기로

국내외 손님들이 더욱 아끼고 그리워하는 명소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는 삼청동에 4층 규모의 매장(아원 2호점)을 마련하고

‘갤러리 아원’을 새롭게 오픈하면서 금속공예공방의 메카로

새롭게 발돋움하고자 합니다.

 

아원공방은

작가들의 마법 같은 작업이

대중들과 만나고 어울려 일상 속에서 꽃 피우는

아름다운 정원이 되기를 오늘도 희망합니다.

 

갤러리 아원

 

 
Grandmother's Flower garden / 할머니의 꽃밭
8남매 돌보시느라 80평생 고생만 하신 우리 엄마 생애 첫 전시회
84세 홍옥순 할머니, 인사동에서 자수전
여섯 딸이 두 달간 기획… 작품 들어간 달력도 만들어
삯바느질로 생계… 60세 한글 배우고 70세에 자수 시작
23일 서울 인사동 '아원 공방(工房)' 안 갤러리. 자수(刺繡) 및 그림 전시회가 열린 이 갤러리에 각기 8명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 8점이 나란히 걸려 있다. 그리고 그림 옆에는 '우리 망내딸 언재 보아도 침착하다' '우리 다섯째 딸. 부자집 맏며느리 감이다'라고, 연필로 써 있다.

이 전시회는 무명(無名)인 여든네 살 홍옥순(洪玉順) 할머니를 위해 열렸다. 할머니가 10여년 전부터 만든 자수와 직접 그린 색연필 그림을 포함한 작품 55점이 다음달 5일까지 이곳에서 전시된다.

전문적으로 그림이나 자수를 배운 적이 없는 홍 할머니를 위해 이 전시회를 기획하고 두 달간 준비한 사람들은 할머니의 여섯 딸들이다. 전시회는 삯바느질을 해 자식들을 키웠고, 오로지 아이들에게 선물하려고 수를 놓아온 어머니를 위해 딸들이 마련한 특별 선물인 셈이다.
 
 
옆에 적힌 글의 맞춤법이 서툰 것은 할머니가 예순 살이 되던 해에 비로소 한글을 깨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상을 뜰 때까지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낸 남편 대신, 시아버지까지 식구 11명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삯바느질을 해야 했던 할머니는 생활이 겨우 편 지난 1984년에야 한글학원을 다닐 수 있었다. 평생 가슴에 남아 있던 못 배운 한을 떨치기 위해서였다. 할머니는 한글을 배운 다음 자녀들에게 한 통씩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아직 서툴러서 맞춤법도 틀리고 글도 엉망이지만, 속에 있는 말을 마음으로 읽어주라'는 첫 대목을 읽고, 다섯째 딸 노인숙(50)씨는 울었다고 했다. 밋밋한 창호지 문을 말린 꽃으로 장식할 정도로 센스가 있던 엄마가 글을 못 읽는다는 사실을 인숙씨는 몰랐던 것이다. 한글을 깨친 후 할머니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기를 썼다. 얼마 전 넷째 딸 인남(51)씨는 지난해 자신이 아팠을 무렵 엄마가 쓴 일기를 최근에 읽었다. '우리 인남이, 어서 낫기를.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몇 쪽에 걸쳐 나무아미타불만 계속됐다. "제가 아플 때 엄마도 함께 편찮으셨어요. 제가 낫고 난 며칠 후 일기엔 '니가 안 아프면 엄마는 그냥 낫는다'라고 적혀 있었죠." 자수를 수놓으면서는 작품마다 '엄마가'라고 세 글자를 사인처럼 박았다. 때론 옆에다 '어딘가에 파랑새가 있을지 모르니 힘내라, 인자야' 라고, 자녀에게 주는 글도 수놓았다. 모두 한글을 뒤늦게나마 깨친 덕분이었다. "글을 배우니 자식들에게 마음대로 편지를 쓸 수 있어 좋다"는 홍 할머니는 이후 편지를 쓰면서 글만 쓰기 허전해 색연필로 그림도 곁들였다. 제일 먼저 그린 건 역시 자녀들 얼굴이다. 그 그림들을 자식들이 모아 전시회에 걸었다. 할머니는 15년 전 일흔 나이에 자수를 시작했다. 시장에서 실 뭉치를 보고 '저걸로 식탁보를 만들어 애들한테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손수 치자물을 들인 무명천에 꽃을 수 놓고, 막내딸이 어릴 때 입던 한복을 잘라 조각보를 만들었다. 할머니가 처음 바늘을 잡은 건 30여 년 전. 경찰 공무원 남편이 은퇴 후 옷가게를 하다가 망해 서울 응봉동 산동네에 자리 잡은 무렵이다. 둘째 딸 인순(56)씨는 "13평 쪽방에 11명 식구들이 누워 뒤척거리고 있으면, 밤마다 머리맡에선 재봉틀 소리가 들렸다"고 기억했다. 딸이 아버지를 원망할 때도 어머니는 재봉틀을 박으며 말했다. "화 내면 건강에 나쁘다. 엄마는 너희가 건강하면 그만이야." 2년 전, 할머니가 인순씨에게 주려고 만든, 꽃을 수놓은 컵받침에도 '화를 내면 간과 눈에 나쁘다. 엄마는 그저 건강이 최고다'라는 글이 색실로 수 놓아져 있다. 할머니의 1남7녀 중 충남 공주에 사는 첫째 딸과 조계사에 불교 용품을 납품하는 아들을 제외한 여섯 딸들은 인사동·경복궁 부근의 공방 세 곳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1983년 손재주가 있는 셋째 딸 인아(53)씨가 싼 값에 인사동에 가게를 얻어 아원 공방 1호점을 낼 때 여섯째 딸이 언니를 도와 가게 운영을 돕기 시작했다. 평소 어머니의 솜씨를 닮아서인지 남달리 손재주가 뛰어났던 다른 형제들도 가세했다. 홍 할머니가 자수를 시작할 때 가장 격려를 많이 한 건 여섯째 딸 인정(48)씨다. 그러나 지금은 엄마를 말리기에 바쁘다. "눈도, 허리도 아프셔서 요즘은 이제 그만하시라고 하죠." 홍 할머니는 즉답을 하지 않고 듣기만 했다. "난 그냥 애들 목소리만 들어도 힘이 나더라고. 그게 에미인가 봐요."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할머니의 그림과 수로 매년 만드는 달력과 노트들